경기도 광주에서 보양식 찾다가 결국 능이백숙 집으로 들어간 날

경기도 광주에서 보양식 찾다가 결국 능이백숙 집으로 들어간 날

계획에 없던 보양식 메뉴 선택

주말에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바람이나 쐴 겸 경기도 광주 쪽으로 차를 몰았다. 사실 정확한 목적지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서울 근교에서 적당히 밥이나 먹고 카페에 앉아 있다가 오자는 생각이었다. 요즘 들어 부쩍 몸이 무겁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는데, 같이 간 친구 녀석이 갑자기 백숙 이야기를 꺼냈다. 평소라면 그냥 근처 아무 곳이나 들어갔겠지만, 그날따라 왠지 뜨끈한 국물이 당기기도 했고 검색창에 경기도광주시맛집을 몇 번 두드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능이백숙으로 결론이 났다.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냥 적당히 유명한 곳 아무 데나 가자고 했는데, 막상 가게 앞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차들이 꽤 많아서 순간 고민이 됐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이 맛은 있겠지만, 시끄러운 건 딱 질색이라서다.

대기 시간과 식당 내부의 풍경

들어가니 예상대로 대기가 있었다.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했는데, 차에서 기다릴까 하다가 그냥 가게 앞 평상에 앉아 있기로 했다. 산 근처라 그런지 서울보다 공기가 조금 더 시원하게 느껴졌다. 주변에는 딱히 볼 게 없어서 그냥 지나가는 차 구경이나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안 갔다. 8만 원 정도 되는 가격대가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뭐 이런 날 아니면 언제 이런 걸 먹나 싶어 그냥 참았다. 가게 안은 왁자지껄했고 가족 단위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옆 테이블에서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다들 몸보신하러 온 표정이라 그냥 그러려니 했다. 직원분들은 바쁘게 움직였고 우리에게 주문을 받으러 온 분도 꽤 지쳐 보였다.

능이백숙과 기대했던 맛의 차이

주문한 능이백숙이 나왔는데, 생각보다 국물 색이 진해서 놀랐다. 능이버섯 향이 강하게 올라오는 건 좋았는데, 닭이 너무 커서 그런지 살이 조금 질긴 부분도 있었다. 사실 나는 엄청나게 맛있는 미식가도 아니고 그냥 배만 부르면 된다는 주의라서 대충 맛있게 먹긴 했다. 그런데 친구는 옆에서 능이 향이 더 진했으면 좋겠다느니, 죽이 조금 더 푹 퍼졌어야 했다느니 하면서 나름의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들으면서 그냥 빨리 먹고 나가자고 대답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그 친구 말에 어느 정도는 동의했던 것 같다. 가격 대비 엄청난 감동이 있는 맛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실패라고 하기엔 적당히 괜찮은 정도였다. 굳이 비교하자면 집 근처에서 가끔 먹던 삼계탕보다 한 단계 높은 느낌인데, 그 차이가 8만 원이라는 가격을 정당화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식사 후의 묘한 허무함

다 먹고 나오니 배가 너무 불러서 제대로 걷기도 힘들었다. 식당에서 나올 때 시간이 대략 오후 2시쯤 됐을까. 보양식까지 챙겨 먹었으니 이제 기운이 좀 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배가 부르니까 잠만 더 쏟아졌다. 카페라도 가려고 했지만 그냥 차에 타서 바로 서울로 올라오기로 했다. 경기도 광주까지 일부러 찾아와서 밥만 먹고 돌아가는 게 조금 아쉽긴 했는데, 딱히 근처에 들를만한 곳도 떠오르지 않았다. 차 안에서 졸다가 깨다가 반복하면서 서울로 돌아오는데, 왜 그렇게 보양식에 집착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그냥 주말에 밖으로 나오고 싶었던 게 주된 이유였지, 사실 능이백숙이 미친 듯이 당겼던 건 아니었으니까.

아직 남은 알 수 없는 기분

돌아오는 길에 정체가 좀 있어서 꽤 피곤했다. 기름값에 톨게이트 비용까지 생각하면 오늘 쓴 돈이 꽤 되는데, 이게 정말 가치 있는 시간이었는지는 집에 돌아와서 씻고 누우니 더 헷갈린다. 능이백숙이 몸에 잘 받았는지 아니면 그냥 너무 많이 먹어서 힘든 건지 모를 정도로 컨디션이 애매하다. 다음에는 그냥 가까운 곳에서 대충 먹거나, 아예 다른 동네로 가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세종 맛집이나 다른 지역 맛집들이 인스타에 많이 올라오던데, 그런 곳들도 사실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뭐, 그래도 맛없는 걸 먹고 돈을 날린 건 아니니까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지, 아니면 다음에 올 때는 좀 더 계획을 세워야 할지 결론이 나지 않는다. 아마 다음에 또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아무 생각 없이 비슷한 식당을 다시 찾고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댓글 4
  • 능이백숙 국물 색깔 진짜 깊었네요! 저는 백숙 먹고 나서 살짝 멍한 느낌이라 늘 삼계탕 생각나는데, 친구분은 능이 향이 더 강하면 좋겠다는 말씀도 하시던데.

  • 능이 향이 강하게 올라오는 건 좋았는데, 닭이 좀 질긴 느낌이어서 백숙은 역시 신선한 재료가 중요하구나 생각했어.

  • 능이버섯 향이 강하게 올라오는 건 좋았는데, 닭고기 질기는 게 이해가 되네요. 비슷한 경험 전에 있었던 적이 있어서 더 공감됩니다.

  • 능이버섯 향이 강하게 올라오는 건 좋았는데, 닭이 너무 커서 그런지 살이 조금 질긴 부분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