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역 근처에서 딱히 할 일 없이 걷다가 들어간 곳

매봉역 근처에서 딱히 할 일 없이 걷다가 들어간 곳

계획에 없던 매봉역 근처 산책

지난 주말에는 그냥 좀 걷고 싶어서 무작정 매봉역으로 나갔다. 사실 특별한 목적지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집 근처 삼성역이나 복잡한 강남 쪽은 너무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좀 한적한 곳을 찾다 보니 여기까지 흘러들어온 거다. 매봉역 4번 출구에서 나와서 양재천 쪽으로 걷다 보면 은근히 분위기 좋은 가게들이 많은데, 예전에 근처에 살던 친구가 마누테라스 이야기를 했던 게 기억나서 거기를 가볼까 하다가 그냥 마음을 접었다. 기념일도 아니고 굳이 예약을 하거나 차려입고 가기엔 너무 귀찮은 날씨였다.

브라이언스 커피에서 보낸 오후

걷다 보니 발이 좀 아파져서 눈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갔다. 도곡2동 주민센터 근처였나, 브라이언스 커피라는 곳이었는데 이미 사람이 꽤 많았다. 1층이랑 2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창가 쪽 자리가 딱 하나 남아있어서 다행히 앉을 수 있었다. 여기 인테리어가 원목 느낌이라 따뜻하긴 한데, 사실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꽤 시끌벅적했다. 커피 한 잔에 디저트 하나 시키니까 1만 5천 원 정도 나왔던 것 같다. 요즘 물가가 다 그렇지만, 카페에서 쓰는 돈은 가끔 좀 비싸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뭐 어디 갈 데도 마땅치 않으니까 그냥 멍하니 앉아서 창밖만 구경했다.

양재천 근처의 묘한 분위기

커피를 다 마시고 나와서 양재천 쪽을 좀 더 걸었다. 여기는 정말 가족 단위로 나온 사람들이 많다. 아이들은 뛰놀고 강아지 산책시키는 사람들도 보이고. 그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나까지 좀 평화로워지는 기분인데, 한편으로는 ‘아, 주말이 이렇게 지나가네’ 싶기도 하다. 세곡동이나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좀 더 조용하려나 싶기도 한데, 막상 또 찾아가기엔 너무 멀고 귀찮다. 삼성역이나 반포처럼 화려한 맛집들이 많은 동네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이름 없는 골목을 걷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메뉴 고민과 냉면 생각이 들던 순간

걷다 보니 슬슬 배가 고파졌다. 매봉역 근처에 고깃집이 꽤 많다. 백마 김씨네였나, 거기도 유명하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혼자서 양념갈비를 먹기에는 조금 용기가 안 났다. 혼밥 식당을 굳이 찾아다니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고깃집에서 혼자 냉면을 시키는 건 왠지 좀 뻘쭘하달까. 결국 고민하다가 그냥 근처 분식집에서 대충 때울까 생각도 했다. 예전에는 주안동이나 다른 동네 살 때도 맛집 찾겠다고 난리를 쳤는데, 이제는 그냥 가까운 곳에서 해결하는 게 최고다.

해결되지 않은 다음 주말 계획

결국 저녁은 집 근처에서 간단히 먹기로 결정하고 다시 지하철을 탔다.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노선도를 보는데, 양재역에서 학여울역까지 쭉 이어지는 라인을 보니 진짜 맛집이 많긴 하구나 싶더라. 다이소 매봉역점 앞을 지나면서 영양제나 살까 하다가 그냥 지나쳤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냥 하나 살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사실 이번 주말도 특별한 건 없었다. 매봉역 근처를 좀 걸었고, 커피를 마셨고, 배가 고파서 고민하다 돌아온 게 전부다. 다음 주에는 조금 더 알찬 계획을 세워볼까 싶지만, 아마 또 귀찮아서 그냥 근처를 걷고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