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물가물한 기억 속의 노란 김치
문득 2021년 겨울이었나, 의정부 어딘가에서 먹었던 부대찌개 집이 갑자기 생각났다. 사실 딱히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부대찌개였는데, 왜인지 그 집에서 내어주던 그 노란색 무언가가 계속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밥에 노란 물이 들어있었던 건지, 아니면 김치가 노란색이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보통 식당에서 주는 밑반찬과는 확실히 비주얼이 달랐던 것 같은데, 왜 그때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두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분명히 노란 빛깔이 섞여 있었던 것만은 확실한데, 강황을 넣은 밥이었을까 아니면 단무지처럼 담근 독특한 김치였을까. 이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으니 다시 그 맛을 찾아가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검색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50대 이후의 일자리 고민과 창업 현실
나이가 좀 있다 보니 요즘은 어딜 가든 단순히 음식을 먹는 걸 넘어서 자꾸 가게 운영 쪽으로 시선이 먼저 간다. 친구들끼리 만나면 다들 50대 주부 일자리나 소자본 식업 창업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요즘 배달 전문점 창업도 많고, 샤브샤브 프랜차이즈나 족발 체인점 같은 곳들은 정말 눈에 띄게 많아졌다. 길을 걷다 보면 ‘여기 점포 임대 붙어있네, 이건 뭘 하면 잘 될까’ 이런 생각부터 드는 게 서글프기도 하고 현실적이기도 하다. 사실 맛있는 파스타 집이나 깔끔한 냉면 체인점 같은 곳에 앉아 있으면 ‘이런 건 동업으로 하면 좀 괜찮으려나’ 하는 뜬구름 잡는 생각만 하게 된다. 근데 막상 현실을 돌아보면 식당 운영이라는 게 단순히 음식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파인다이닝과 일상의 간극
최근에 강남 신사동 쪽에서 한식 파인다이닝을 가본 적이 있다. 증편에 캐비어 젓갈이 올라가고, 닭편육에 한우 요리까지 나오는 곳이었다. 1인당 가격대가 꽤 나가는 곳이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정갈하고 예쁘긴 했지만 내 입맛에는 여전히 의정부의 그 투박한 부대찌개가 더 당긴다. 아마도 나에게는 세련된 음식보다는 따뜻한 국물에 밥 한 그릇 말아 먹는 게 더 익숙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제주도에서 1회용 컵 보증금제 때문에 300원을 더 내고 반납하러 다니던 번거로움을 겪으면서도, 그냥 편한 게 최고라는 생각과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충돌한다. 삶이라는 게 참 이렇다. 어떤 날은 근사한 요리에 감탄하고, 어떤 날은 노란 김치 하나 때문에 밤새 검색창을 뒤적거리고.
갈치 정식의 기억과 보양식 트렌드
며칠 전에는 논현동 근처에서 남도식 한상차림을 먹었다. 알탕이 정말 시원하긴 했는데, 문득 서귀포에서 먹었던 갈치 정식이 떠올랐다. 제주 갈치는 정말 살이 통통해서 밥도둑이 따로 없었는데, 복날이라고 요즘은 흑염소가 그렇게 유행이라더라. 여기저기 흑염소 음식점이 늘어나는 걸 보면 사람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진짜 대단하긴 한가 보다. 나는 아직 흑염소까지는 시도해보지 못했다. 그냥 소고기나 돼지고기, 혹은 잘 익은 김치 하나면 충분한데 말이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
의정부 그 부대찌개집의 노란 김치는 아마도 내가 죽을 때까지 궁금해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건 맛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날의 공기나 그 시절의 내 상황 같은 것들이 섞여서 만들어진 잔상일지도 모른다. 누가 시원하게 ‘거기 거기야!’ 하고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주변에 물어봐도 다들 그런 건 못 봤다고 하니 참 묘하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노란 김치라니, 참 이상하면서도 궁금한 맛이다. 다음번에 의정부 쪽에 일이 있어서 가면 부대찌개 골목을 한 번 천천히 둘러봐야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러보는 거지만, 사실 같은 집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없다. 그래도 그 노란 빛깔이 뇌리에 박혀있는 한, 당분간은 부대찌개만 보면 그 집 생각이 계속 날 것 같다. 이렇게 글로라도 남겨두면 나중에라도 우연히 기억해낼 수 있겠지.
논현동 한상차림에서 갈치 정식 생각나게 하고, 노란색 무언가가 계속 맴돌아서 김치였나 싶네요. 흑염소도 맛있게 드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추세라 그런가 궁금해지는 것 같아요.
갈치 정식의 기억과 보양식 트렌드에 대한 생각도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흑염소는 아직 도전해보지 않았는데, 건강을 생각하면 한번 시도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