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 기획, 데이터보다 무서운 건 현장의 ‘감’입니다

F&B 기획, 데이터보다 무서운 건 현장의 ‘감’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요즘 F&B 마케팅이나 상권 분석 데이터 이야기가 넘쳐나지만, 막상 현장에서 발로 뛰어본 사람들은 데이터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 겁니다. 저도 3년 전쯤 퇴직금 털어서 작은 카페 브랜드를 기획할 때, ‘경쟁사가 많은 곳이 오히려 명당’이라는 빅데이터 분석을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2년 전 트렌드 리포트에는 F&B 밀집 지역이 유동 인구가 많아 무조건 유리하다고 되어 있었거든요. 기대는 컸죠.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비슷한 메뉴를 파는 가게가 30미터 반경 안에 다섯 곳이나 있다 보니, 오픈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만 500만 원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유입 효과는커녕 오히려 ‘가격 경쟁’만 하다가 제 살 깎아먹기 바빴습니다.

이게 바로 많은 초보 사장님들이 하는 흔한 실수입니다. 데이터는 과거의 흔적일 뿐, 내 가게 앞을 지나는 그날의 바람과 날씨, 사람들의 기분을 대변해주지 않거든요. 데이터상으로는 2030 세대가 많이 모이는 핫플레이스라 해도, 실제로는 그들이 사진 한 장 찍고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해버리는 ‘통로’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오픈하고 세 달 동안 매출이 예상치보다 40%나 낮게 나오자, 결국 메뉴를 전면 교체하고 배달 비율을 조정하는 식으로 대응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때의 선택이 정말 정답이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매일매일이 불확실성의 연속이었으니까요.

요즘 F&B 브랜드들이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해외로 나가거나 대형 쇼핑몰에 입점하는 전략을 씁니다. 이런 거 보면 정말 체계적이고 대단해 보이죠. 그런데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내막을 들여다보면 다들 고군분투합니다. 명품관 옆에 디저트 카페를 넣는 전략도 결국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인데, 고객이 진짜 내 메뉴를 원해서 오는 건지, 아니면 그냥 다리가 아파서 쉬러 오는 건지는 사장 입장에서 정말 큰 차이입니다. 전자라면 재방문이 생기지만, 후자라면 그냥 ‘잠깐 쉬어가는 정거장’이 되는 거죠.

가장 큰 트레이드오프는 역시 비용과 효율입니다.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인지도를 높일 것인가, 아니면 그 돈을 아껴서 식자재 퀄리티를 올릴 것인가. 저는 전자를 택했다가 쓴맛을 봤고, 나중에는 그냥 묵묵히 메뉴 하나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매출이 조금씩 오르긴 했지만, 이게 마케팅 덕분인지 아니면 우연히 입소문이 난 건지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기 어려운 게 이 바닥의 특징이거든요.

F&B 마케팅이나 기획이 적성에 맞을지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너무 환상을 갖지 마세요. 엑셀 파일보다는 사장님의 체력과 손님을 대하는 그 짧은 순간의 눈썰미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데이터는 참고하되, 거기에 인생을 걸지는 마세요. 이 advice는 정말 자기 가게를 차려보려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미 시스템이 갖춰진 대형 프랜차이즈의 실무자에게는 너무 낭만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화려한 기획서 작성보다 내 가게 근처를 일주일 동안 매일 다른 시간에 직접 서서 사람들의 동선을 그려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생각보다 훨씬 더 투박하고 정직한 결과가 나올 겁니다. 다만, 이렇게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 그 불확실성마저 본인의 몫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댓글 4
  • 저도 비슷한 경험 한번 해봤습니다. 데이터는 힌트일 뿐, 현장의 분위기는 정말 예측하기 어렵더라구요.

  • 글 읽어보니, 데이터 분석만 믿고 오픈했는데 그나마 매출이 안나왔던 경험이 생각나네요. 현장의 분위기, 손님 반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 정말 공감합니다. 데이터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현장의 생생한 느낌을 놓치면 큰 의미가 없다는 말씀이 와닿네요.

  • 데이터만 보고 판단하면 정말 오판할 수 있더라구요. 현장 분위기를 살피는 게 훨씬 중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