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주말이었나, 갑자기 너무 매운 음식이 당겨서 고민하다가 차를 끌고 일산까지 나갔다 왔다. 원래는 근처에서 대충 때우려 했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건지, 지인 추천이었는지 기억도 잘 안 나는 일산의 어느 쭈꾸미 집이 계속 생각나서 결국 행동으로 옮겼다. 왕복 시간만 생각하면 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집 근처에서는 딱히 이 정도의 알싸한 맛을 내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주말 오후의 애매한 이동 시간
주말 오후 3시쯤 출발했는데, 도로 상황이 생각보다 평화로웠다. 내비게이션은 현대차 내비였는데, 요즘은 차에서 내비가 알아서 맛집 정보를 띄워주기도 하더라. 하지만 그런 추천보다는 이미 머릿속에 박힌 목적지가 있어서 그냥 무시하고 달렸다. 목적지인 일산 쭈꾸미 집에 도착하니 대기가 한 20분 정도 있었다. 밖에서 기다리는데 날씨가 꽤 덥고 습해서 괜히 여기까지 왔나 싶은 후회가 잠시 밀려왔다. 가격은 1인분에 1만 5천 원 정도였는데, 요즘 물가 생각하면 아주 비싼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저렴하게 느껴지지도 않는 미묘한 수준이었다.
입안이 얼얼해질 때까지
자리에 앉자마자 거의 5분도 안 돼서 쭈꾸미 볶음이 나왔다. 불향이 확 올라오는데, 처음에는 생각보다 덜 맵다고 느꼈다. 그런데 먹다 보니 입술이 따갑고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콩나물이랑 무생채를 잔뜩 넣고 비벼 먹는데, 이 맛에 여기까지 왔지 싶다가도 중간중간 너무 매워서 쿨피스인지 뭔지 단 음료를 계속 찾게 되었다. 테이블 옆에 앉은 사람들은 벌써 소주를 까고 있던데, 차를 가져온 게 못내 아쉬웠다.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고 나니 갑자기 정신이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소화도 시킬 겸 근처 카페 탐색
밥을 먹고 나니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근처 카페를 검색했다. 사실 쭈꾸미가 매워서 속을 좀 달래고 싶었다. 주변에 이쁜 카페가 꽤 많았는데, 그냥 주차 편한 곳으로 가자는 생각에 차를 돌렸다. 카페는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예뻤는데, 정작 커피 맛은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냥 시원한 공간에 앉아 있다 보니 쭈꾸미 먹으러 여기까지 온 게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나름의 주말 일탈이었구나 싶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피로함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갈 때보다 훨씬 막혔다. 대략 한 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운전하면서 ‘다음에는 그냥 집 근처에서 먹어야지’라고 다짐하지만, 아마 다음 주말이 되면 또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멀리 나갈 채비를 할 것 같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기도 한데, 막상 매운맛을 경험하고 돌아오면 나름의 해소감 같은 게 남기는 한다. 사실 쭈꾸미 가격이나 맛이 엄청나게 특별해서라기보다는, 그냥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어디론가 목적지를 정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기도 하다. 집에 들어오니 저녁 7시가 넘었고, 왠지 모를 피곤함에 바로 소파에 누워버렸다. 내일 출근할 생각에 갑자기 우울해지는 건 덤이다.
매운 쭈꾸미 먹고 땀 뻘뻘 흘린 거 보니, 저도 어제 비슷한 경험 있는데 쿨피스 없으면 진짜 힘들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