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10평 남짓한 공간을 계약하러 갔을 때만 해도 의욕이 앞섰던 것 같다. 다들 1인 창업이 대세라길래, 경력 단절 이후에 다시 사회로 나가는 방법이 이것뿐인 줄 알았다. 보증금 2천에 월세 130만 원 정도 하는 상가를 둘러보는데, 부동산 사장님은 ’10평이면 국밥집도 하고 배달 전문점도 다 한다’며 호언장담하셨다. 사실 내심 포케 같은 깔끔한 메뉴를 해보고 싶기도 했는데, 막상 좁은 주방에 들어서니 생각했던 그림이랑은 전혀 달랐다.
주방 동선이 꼬이기 시작한 날들
무뼈닭발을 메뉴로 넣을까 싶어 연습을 좀 해봤다. 레시피 자체는 인터넷에 널린 게 많아서 별로 어렵지 않겠다 싶었는데, 이게 웬걸. 집에서 만드는 거랑 가게 주방에서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주문을 처리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양념장 농도 조절도 처음엔 엉망이었고, 무엇보다 10평 공간에 냉장고 두 대랑 튀김기 하나 넣고 나니 몸 돌릴 공간도 없었다. 주문이 3개 정도만 겹쳐도 나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만 하다가 시간을 다 잡아먹었다. 누가 옆에서 도와주면 좋겠는데, 사람을 쓰자니 수익이 안 남고 혼자 하자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 기묘한 악순환이 매일 반복됐다.
인테리어는 생각보다 더 골치 아프다
인테리어 업체들을 서너 군데 불러서 견적을 냈는데, 다들 하나같이 ’10평은 공사비가 애매하다’고 했다. 너무 작아서 자재비보다는 인건비 비중이 크다는 건데, 말이 좋아 10평이지 내부 설비까지 다 바꾸려니 예산이 벌써 2천만 원을 훌쩍 넘어가려 했다. 천만 원대 창업이라는 말들이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건지 이해가 안 갔다. 결국 깔끔한 인테리어는 포기하고, 최소한의 가구만 배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과정에서 벽지 바르는 것부터 조명 설치까지 반쯤 셀프로 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곳곳에 마감 처리가 엉망이다. 손님들은 모르겠지만, 카운터 뒤쪽 콘센트 커버가 살짝 들떠 있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조금 불편하다.
1인 창업의 진짜 현실적인 무게
처음에는 내가 직접 모든 걸 다 컨트롤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매장을 열고 나니 재료 준비부터 SNS 홍보, 배달 앱 관리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특히 배달 주문 들어왔을 때 오토바이 기사님들이 좁은 매장 안까지 들이닥쳐서 재촉하면, 갑자기 울고 싶어질 때도 있다. 매출이 적당히 나올 때는 ‘아, 이 정도면 괜찮지’ 싶다가도, 월말에 공과금이랑 월세 내고 나면 손에 쥐는 게 생각보다 훨씬 적다. 이게 최선인가 싶은데, 그렇다고 당장 이걸 접고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들 용기는 또 부족해서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다.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한 마음
요즘은 메뉴를 좀 더 간소화할까 생각 중이다. 닭발처럼 손이 많이 가는 메뉴 말고, 좀 더 관리가 편한 걸로 바꿀까 싶다가도 지금껏 쌓아온 노력이 아까워 결정을 못 내리겠다. 매장 운영이라는 게 내가 계획한 대로만 딱딱 맞춰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현실은 매일 예상치 못한 문제의 연속이다. 오늘도 냉장고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내서 수리 기사님을 불렀는데, 출장비만 해도 꽤 나왔다. 이렇게 하나씩 예상치 못한 비용이 튀어나올 때마다, 내가 창업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나 하는 후회가 스쳐 지나간다.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내일도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주문을 하나씩 처리하며 버티는 게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
좁은 공간 때문에 배달 오토바이들이 힘들까 봐 걱정되네요. 특히 재료 준비부터 배달까지, 24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맞아요.
벽지 칠하는 거 셀프로 하신 거 정말 대단하네요. 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 어려움이 딱 느껴져요.
좁은 공간에 여러 가지 일을 다 하려고 하니까, 냉장고랑 튀김기 사이로 움직이기도 답답하네요. 특히 배달 주문 받을 때 기사님들이 좁은 공간에 몰려오면 정말 힘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