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워크 퀴즈 풀다가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졌다

캐시워크 퀴즈 풀다가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졌다

푼다고 해서 인생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오늘도 어김없이 알람이 울렸다. 캐시워크 돈버는퀴즈 정답 알림이다. 엑소좀이니 알룰로스니 하는 생소한 단어들을 검색창에 입력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문득 현타가 세게 왔다. 이게 대체 뭐라고 이렇게 매일 아침마다 집착하는 건지 모르겠다. 1인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시절에는 이런 잔돈 모으기가 푼돈이라며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10원 단위에 집착하는 내 모습이 참 기묘하게 느껴진다. 친구들은 블로그 부업이나 어린이펀드 공부를 한다고 하던데, 나는 고작 몇 캐시 더 모으겠다고 퀴즈 창을 들락거리고 있다.

삼겹살집 회식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

지난주에 동네 삼겹살 체인점에서 회식을 했다. 대화 주제가 자연스럽게 재테크로 흐르는데, 다들 ISA ETF가 어떻고 IRP 연말정산이 중요하다며 열을 올리더라. 나는 구석에서 고기를 굽다가 MMF 금리 이야기까지 나오는 걸 듣고는 입을 다물었다. 다들 미래를 준비한다며 종합주가지수 그래프를 들여다보는데, 나는 주머니 속 스마트폰으로 퀴즈 정답을 찾고 있었으니 말이다. 10년 적금을 붓고 있다는 후배의 말을 들으니 내가 하는 이 행동들이 얼마나 부질없나 싶다가도, 어차피 고기 값은 나오겠지 하는 생각에 그냥 웃어넘겼다.

돈 버는 방법이 너무 다양해서 문제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보면 돈 버는 방법이 넘쳐난다. 누군가는 사기 방조니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니 하는 무서운 이야기를 하며 조심하라고 하지만, 또 누군가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이게 낫지 않느냐고 묻는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무작정 퀴즈를 풀면 차곡차곡 쌓이는 게 보이니까 재미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반복적인 노동이 생각보다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는 거다. 퀴즈를 푸는 데 5분, 정답 찾느라 검색하는 데 또 5분. 합치면 10분인데, 이 시간에 차라리 잠을 더 자거나 다른 생산적인 일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픽스 녹음기 검색하다 든 생각

최근에 퀴즈 정답을 찾으려고 픽스 녹음기를 검색하다가 쇼핑몰 페이지까지 들어갔다. 원래 살 마음도 없었는데, 상세 페이지를 보고 있으니 또 괜히 사고 싶어지는 내 모습이 참 웃기다. 이렇게 퀴즈를 통해 물건을 사게 만드는 구조가 참 치밀하다. 퀴즈 하나당 고작 몇 원인데, 그걸 모아서 간식 하나 사 먹는 게 목표인 나도 참 단순하다 싶다. 오늘 적립된 금액을 보니 대략 100원 정도다. 이걸로 한 달을 꼬박 모아봐야 삼겹살 1인분 값도 안 나올 텐데.

결국은 그냥 이렇게 지내는 중

사실 대단한 결심을 한 건 아니다. 오늘도 퇴근길에 퀴즈 알람이 울리면 아마 습관적으로 정답을 입력하고 있을 것이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중복 수령하다 걸리면 안 된다는 경고 문구들을 보면 왠지 찔리기도 하고, 내가 지금 제대로 된 경제 관념을 가지고 살고 있는 건지 의문도 든다. 그래도 어쩌겠나. 10년 뒤를 내다보는 투자는 어렵고, 지금 당장 손에 잡히는 몇십 원이 주는 소소한 안도감을 버리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어쩌면 나도 나중에는 제대로 된 재테크를 시작하겠지, 아니면 그냥 계속 이렇게 소소하게 살지도 모르겠다.

댓글 3
  • 캐시워크 하면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요. 알룰로스라는 단어 진짜 처음 보는데, 뭔가 신기하달까요?

  • 저도 가끔 비슷한 기분 들 때 있어요. 텅 빈 계좌를 보면서 작은 돈이라도 모으려고 노력하니까, 뭔가 의미 없는 짓 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 이런 현타 맞는 거 보면 진짜 공감되네. 저도 처음엔 캐시워크가 딱히 재미있는 건 없는데, 10원짜리 성공에 집착하게 되는 느낌 잘 와서 웃음밖에 안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