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매운 해물찜이 먹고 싶어서 찾아간 곳

갑자기 매운 해물찜이 먹고 싶어서 찾아간 곳

계획에 없던 해물찜 외식

주말 내내 냉장고에 있던 다이어트 밀키트랑 아보카도 요리만 해 먹었더니, 일요일 저녁쯤 되니까 진짜 속에서부터 자극적인 맛이 땡기더라. 평소라면 갈비탕 끓이는 법 검색해서 고기라도 삶았을 텐데, 이번엔 도저히 주방에서 불앞에 서 있을 기운이 없었다. 그냥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예전에는 김영희코다리찜 같은 곳을 자주 갔었는데, 이번엔 좀 더 매콤하고 해물이 가득 들어간 해물찜이 먹고 싶어서 동네 근처를 기웃거리다가 발견한 곳으로 들어갔다.

메뉴 선택의 사소한 고민

가게에 들어갔더니 메뉴판이 꽤 복잡했다. 가오리찜도 있고 쭈꾸미양념장 맛이 강렬할 것 같은 메뉴들도 눈에 띄었다. 사실 인천대입구역 맛집이나 인천 송도 쪽 맛집들처럼 핫한 곳들을 찾아가 볼까 잠시 고민했는데, 막상 거기까지 가려면 차 타고 30분은 잡아야 하니까 그냥 가까운 광주 진월동 맛집으로 검색되던 곳에 안착했다. 가격은 소자가 4만 원 후반대였는데,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이게 싼 건지 비싼 건지 감이 잘 안 온다. 메뉴판을 보다가 콩나물만 잔뜩 들어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아주 잠깐 스쳤는데, 뭐 별수 있나. 이미 자리에 앉았으니까.

예상보다 매웠던 양념의 함정

음식이 나오기까지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밑반찬으로 나온 미역국을 세 번이나 리필하면서 기다렸는데, 막상 나온 해물찜은 생각보다 색깔이 엄청 빨갰다. 한 입 먹자마자 ‘아, 맵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쭈꾸미양념장 맛이 강하게 배어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게 또 은근히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맛이었다. 해물은 낙지랑 오징어, 그리고 꽃게가 적당히 섞여 있었다. 사실 영종도 맛집 어디서 먹었던 해물찜처럼 해물이 엄청나게 신선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동네에서 술 한잔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구성이었다. 다만 먹다 보니 양념이 너무 졸아들어서 나중에는 좀 짜게 느껴진 게 흠이었다.

볶음밥은 포기할 수 없지

배가 꽤 불렀는데도 옆 테이블에서 볶음밥을 시키는 걸 보니까 참을 수가 없더라. 볶음밥은 1인분에 3천 원이었는데, 주방에서 아예 볶아서 나오니까 편하긴 했다. 해물찜 양념이 워낙 강해서 그런지 볶음밥도 간이 셌다. 좀 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바닥까지 박박 긁어먹고 나왔는데, 식당 문을 열고 나오니까 입안에 남은 알싸한 맛 때문에 얼음 정수기 물이라도 벌컥벌컥 마시고 싶었다.

오늘 외식에 대한 뒤끝

집에 돌아오니 10시가 넘었다. 가성비를 따지자면 집에서 동태찌개 정식 재료 사다가 끓여 먹는 게 훨씬 저렴했겠지만, 그래도 주방을 어지럽히지 않았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다. 예전에 영종도 쪽에서 먹었던 것보다 해물의 선도는 확실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그날의 그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먹었던 맛이랑, 동네 식당에서 땀 뻘뻘 흘리며 먹은 맛을 직접 비교하는 건 좀 무리겠지.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또 물이 많이 먹힐 것 같은데, 미리 물병을 머리맡에 두고 자야겠다. 다음에 다시 갈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그날의 매운맛 욕구는 충분히 해소했다는 느낌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