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간판은 낡았지만 이상하게 점심시간마다 손님들로 붐비는 중국집들이 있습니다. 요즘은 마라탕이나 퓨전 쌀국수처럼 유행을 타는 메뉴를 파는 곳도 많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도 다시 찾게 되는 곳은 기본기에 충실한 중화요리집인 것 같습니다. 프랜차이즈 식당들은 맛이 균일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끔은 정석대로 웍을 돌리는 장인이 운영하는 작은 반점 특유의 불맛이 그리워질 때가 있죠.
사실 중국집을 고를 때 가장 고민되는 지점은 메뉴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메뉴판에 100개가 넘는 요리가 적혀 있으면 오히려 선뜻 고르기가 어렵습니다. 경험상 주방장이 자신 있는 메뉴 몇 가지만 집중적으로 하는 곳들이 실패 확률이 적습니다. 보통 점심시간에 인근 직장인들이 짬뽕이나 짜장면을 먹으러 줄을 선다면 그 집은 최소한의 회전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식재료가 신선하게 소비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요즘은 마라탕이나 양고기 같은 특정 메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하이디라오 같은 대형 훠궈 전문점은 서비스와 맛을 보장하지만, 반대로 동네 작은 식당에서는 그곳만의 투박한 매력을 찾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마라국밥 같은 메뉴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틈새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정통 중화요리와 결합된 퓨전 음식들은 맛의 조화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너무 맵거나 자극적이기만 하면 금방 물리게 되더라고요.
많은 분이 놓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위생과 조리 환경입니다. 화려한 인테리어를 갖춘 곳보다는 주방이 살짝 보이는 구조에서 웍을 사용하는 소리와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 더 신뢰가 갑니다. 가격대도 중요한데, 최근 물가가 많이 올라 짜장면 한 그릇에 7,000원에서 9,000원 사이가 보편적입니다. 이 가격대에서 재료를 아끼지 않고 양파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어 춘장과 잘 볶아낸 짜장면을 내놓는다면 그 집은 단골로 삼아도 좋습니다.
또한, 중국식품마트가 근처에 있거나 직접 면을 수타로 뽑는 곳이라면 기대를 조금 더 해도 좋습니다. 다만, 수타면의 경우 숙련도에 따라 면발의 굵기가 일정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기계식 면과는 다른 고유의 식감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직접 가서 먹어보면 면이 퉁퉁 불어 나오는지, 혹은 간짜장처럼 소스와 면이 따로 나오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주방의 내공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배달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중화요리는 사실 직접 매장에서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상태에서 먹는 맛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특히 튀김 요리인 탕수육은 배달 과정에서 습기가 차기 때문에 매장에서 갓 튀겨낸 바삭한 식감을 맛보기는 어렵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꼭 매장에 방문해서 바로 만든 요리를 맛보는 것을 권합니다. 결국 좋은 식당은 화려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갈 때마다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는 그 정직함에서 판가름 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