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 보조제 체험단을 덜컥 신청했다가
며칠 전 스마트폰을 보다가 무심코 ‘신규 다이어트 보조제 체험단 모집’이라는 문구를 눌렀다. 평소에도 이런 체험단 모집 공고는 흔하게 보지만, 그날따라 유독 ‘3주 완성’이니 ‘선착순 모집’이니 하는 단어들이 눈에 띄었다. 사실 다이어트는 늘 마음속 숙제 같은 거니까. 별생각 없이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고, 블로그 주소까지 덧붙여서 신청서를 냈다. 며칠 뒤에 정말 당첨됐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왠지 모르게 기분이 묘했다. 공짜로 제품을 써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진짜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택배 상자를 열어보고 든 생각들
택배는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박스를 열어보니 영양제 병 하나와 설명서가 들어있었다. 보통 이런 건강기능식품은 한 달 치가 7~8만 원 정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체험단 명목으로 배송비 정도만 부담하거나 아예 무료로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막상 제품을 손에 쥐고 성분표를 읽어보니, 이게 정말 내가 먹어도 되는 건지 고민이 됐다. 요즘 뉴스에서 다이어트 약 체험단을 빙자한 피싱 범죄나, 근거 없는 홍보 문구로 사람을 현혹하는 사례를 워낙 많이 봐서 그런지 선뜻 입에 넣기가 겁이 났다. 5g 미만의 당류 어쩌고 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사실 그게 내 몸에 얼마나 큰 변화를 줄지 알 길은 없었다.
블로그 포스팅 의무라는 숙제
체험단을 신청할 때 가장 귀찮았던 건 역시 ‘후기 작성’이었다. 단순히 제품을 받는 게 아니라, 사진을 찍고 먹는 과정을 상세히 기록해서 블로그에 올려야 하는 미션이 있었다. 사실 체험단 활동이라는 게 결국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20명 정도의 체험단을 모집해서 미션 대결을 붙이면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되니까. 나도 그 ‘홍보 대리인’ 역할을 하려고 신청한 셈인데, 막상 식탁 위에 올려진 제품을 사진으로 찍으려니 카메라 앞에 놓고 예쁘게 세팅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자연스러운 후기를 원한다는데, 내 일상 사진에 뜬금없이 보조제 통을 올리는 게 왜 이렇게 어색하던지.
계속되는 의심과 남겨진 찝찝함
며칠을 챙겨 먹어보긴 했는데 솔직히 몸무게 변화가 드라마틱한 건 아니다. 애초에 3주 만에 10kg 감량이라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인간의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하다. 해외 홍보 자료로 쓰겠다며 SNS 활동을 더 활발히 하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는 기분이 더 묘해졌다. 이게 내 몸을 위한 기록인지, 아니면 그냥 회사 홍보를 위한 도구로 쓰이는 건지 경계가 흐려지는 기분이었다. 예전에 봤던 어떤 커뮤니티 글에서는 체험단이라고 해놓고 해외 계좌 개설을 요구하거나 이상한 수수료를 떼어간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괜히 검색창에 회사 이름만 몇 번을 쳐봤다.
결론 없는 다이어트 체험기
지금 제품을 절반 정도 먹었는데, 사실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플라시보 효과인지 조금 가벼워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기분 탓인 것 같기도 하고. 블로그 포스팅은 마감 기한에 맞춰서 대충 올렸지만, 왠지 찜찜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블로그 체험단이라고 하면 흔히 맛집 탐방이나 숙박 체험을 떠올리지만, 이런 다이어트 보조제나 건강용품 체험단은 그 성격이 참 애매하다. 다음에는 그냥 내 돈 주고 사 먹거나, 아니면 애초에 신청을 하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나는 효과를 얻으려던 게 아니라, 무언가 변화가 일어날 거라는 작은 희망을 체험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제품 성분표만 봐도 걱정되는 게 느껴지네요. 뉴스에서 보던 피싱 사례가 생각나서 더 조심스러워졌어요.
3주 완성 광고에 혹해서 신청했는데, 솔직히 저도 3주 만에 그렇게 빠지는 건 잘 믿지 않아서요.